알랭 바디우의 『정의의 논리』,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좀 겁났어요. 철학 책이라니… 두꺼운 책에다가, 어려운 용어들이 잔뜩 나올 것 같고, 밤새도록 씨름해야 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바디우의 날카로운 논리와 예리한 통찰력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단순히 추상적인 개념들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실제 삶의 문제들과 끊임없이 연결시키는 그의 방식이 인상적이었죠. 이 책은 단순한 철학 논문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자,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생각들을 몇 가지 이야기해볼게요.
바디우는 정의를 어떻게 정의할까요? 흔히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론 같은 건 아니었어요. 그는 ‘사건’이라는 개념을 통해 정의를 접근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데요. 바디우에게 사건이란, 기존 질서를 뒤엎는 예측 불가능한 돌발적인 상황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혁명이나 예술 작품의 창조, 심지어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까지도 바디우는 ‘사건’으로 규정하죠. 이 사건이 발생하면, 기존의 질서, 즉 지배적인 담론이나 이데올로기는 위협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충실함, 이것이 바로 바디우가 말하는 정의의 핵심입니다. 기존 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불의에 맞서 싸우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의로운 행위라는 거죠. 마치 제가 대학 시절, 어떤 부당한 일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던 순간처럼 말이죠. 그때의 열정과 뜨거움, 그리고 그 이후의 좌절과 성찰… 바디우의 정의는 그런 경험들과 묘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바디우의 정의는 단순히 도덕적 규범을 따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정의를 ‘투쟁’의 과정으로 봅니다.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넘어서, 기존 권력과 부딪히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행위로 말이죠. 물론 단순히 폭력적인 투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에요. 정치적 투쟁, 예술적 투쟁, 사랑을 통한 투쟁 등 다양한 형태의 투쟁을 통해 정의를 실현해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제가 자원봉사를 통해 소외된 이웃을 돕고,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에 대해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던 것도 어쩌면 바디우의 정의에 대한 저 나름의 해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바디우의 정의는 현실 정치와 어떻게 연결될까요? 단순히 이론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치적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의 사상은 단순히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치적 전략과 전술을 고민하도록 우리를 촉구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바디우의 정의가 단순한 이상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사례들은 그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죠. 정치적 투쟁에 대한 바디우의 날카로운 분석은 단순히 정치인들의 행동만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참여와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마치 제가 참여했던 시민운동의 경험처럼, 단순히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바디우의 『정의의 논리』는 단순한 철학 책을 넘어서,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심오한 고민을 담은 필독서입니다. 그의 날카로운 논리와 예리한 통찰력은 우리에게 정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끊임없는 투쟁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물론 모든 부분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저는 정의에 대한 저만의 고민과 해석을 다시 한번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과연 저는 바디우가 말하는 정의에 얼마나 충실하게 살아왔을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책이 저에게 던진 질문들은 아직도 제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들은 앞으로도 계속 제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